본문 바로가기

(구) 네이버 포스팅/유학 정보 공유

북경대 석사 입학 시험 후기 - 대외한어교육 석사

※본 포스팅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포스팅을 다시 Tistory로 옮긴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원 포스팅 보러 가기 ->http://blog.naver.com/iridiumsh/220962896618

 

 

 

-북경대 대외한어교육학원 건물 정면, 출처 바이두

 

 

안녕하세요. JJ입니다. 3월 둘째 주 부터, 셋째 주까지 정말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변명이지만, 북경에 갔다온 뒤로 몸도 시름시름 아프기까지 해서, 포스팅이 여러개 밀렸습니다. 들어온 요청들 이번 주 내로 정리해서 올려볼 생각입니다. (지금 준비중인 포스팅은 북경무도학원, 남경예술학원  2건의 학교 소개 포스팅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준비중인 상해 부동산 관련 정보 포스팅이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의 북경여행기 포스팅도 아직 밀려있는 상황입니다. 차근차근 하나하나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저 위에 준비중인 어떠한 포스팅도 아닌, 제 개인적인 포스팅입니다. 저희는 3월 8일부터 3월 12일까지 북경여행을 계획하고 북경을 다녀왔는데요. 여행 첫 날 기차 안에서 제가 작년 연말에 지원했던 북경대 석사 입학 지원에 관련한 메일이 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메일 내용인 즉슨, 서류에 통과했으니, 필기 시험과 면접시험을 보러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 날짜는 17일. 그러니까 저는 북경여행을 끝내고 거의 다시 바로 북경에 와야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지요. 기쁨 반, 걱정 반에 피곤함이 몰려옴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준비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지요. 저는 당연히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 이유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작년 연말에 북경대에 지원을 할 당시, 저희가 지원 시기 등에 대한 정보를 뒤늦게 알게 되는 바람에, 부랴부랴 지원하느라 서류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채 지원을 했고, 꾸역꾸역 대학원에 연락을 해가며 보충 서류를 제출하고, 또 제출하며 가까스로 서류를 지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꾸역꾸역 낸다고 냈으나, HSK6급 성적은 결국 서면으로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1월에 본 HSK시험 성적이 중국의 춘절과 맞물려 엄~청 늦게 나왔거든요.(거의 3월이 다 되어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HSK성적은 E-mail로, 그것도 아주 늦게 보냈고, 그 이후로 답장이 없었던 지라, 북경대에 대한 미련은 접어둔 상태였습니다.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과(북경으로 이사도 안가도 되고, 상해에 친구들도 많아졌고..), 북경 가봤자 춥고 공기도 안좋다는데~  라는 생각으로 자기 위안삼고 있었던 찰나에 온 서류합격 소식은 저를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북경 여행은 즐거웠습니다.(앞으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그러나, 상해로 돌아온 13일 오전, 저희 셋은 모두 녹초가 되어버렸습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북경의 이미지를 모두 머릿속에 담아오려다보니, 엄청난 강행군을 했고, 첫 날 탔던 硬座 15시간은 여행 내내 저희를 피로에 잠기게 만들었었습니다. Andy는 돌아온 다음 날부터 시름시름 근 일주일을 앓았고, 저는 17일 필기시험과 면접을 위해 꾸역꾸역 다시 시험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지원한 학과는 북경대의 国际汉语教育 석사과정입니다. 중국 대학원 진학을 알아보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텐데요. 국제한어교육은 2년제 석사과정으로, 전문석사과정이라고 불립니다. 외국어로서의 중국어 교육, 즉,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어 교육에 관련된 내용을 배우는 학과이며, 유학생에 대한 지원이 타 학과에 비해 관대한 편이고, 세계 각 국의 유학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은 학과이기도 합니다.

  서류 통과 후 맞이하는 입학시험은 총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① 필기시험 - 중국어 작문 평가
② 면접 - 중국 문화, 역사, 문학, 사회 등 다방면에 대한 질의응답 면접

 

  저는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준비할 수 없었습니다. ①북경 여행의 후유증이 생각보다 컸던 것, ②3~4일 정도의 남은 기간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 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그저 차근차근 지금까지 화동사범대에서 받았던 수업들을 생각하며, 선생님들이 어떻게 가르쳤었는지, 무엇을 중점적으로 가르쳤었는지 생각해보았고, 지금까지 했었던 수많은 작문들을 찾아보고, 떠올리며 어떤 표현들을 써야 하는지, 어떤 구성으로 쓰는 것이 좋을지를 열심히 생각하고, 표현들을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2~3일이 후딱 지나가더군요.

  17일 금요일 아침 08:30분 시험이었기에, 16일 목요일 수업이 끝나고 14:00 高铁(중국의 고속철)을 타고 다시 북경으로 혼자 떠나게 되었습니다. 高铁는 정말 좋더군요.(중국의 기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16일 19:00에 북경남역에 도착해 숙소에 도착한 것이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예약을 한 숙소는 아직 방정리가 덜 되었다며, 식사부터 하고 오라고 저를 반강제적으로 내쫓더군요. 숙소에서 북경대학교는 1.9km정도 떨어져 있었기에, 지리도 익힐 겸, 내일 아침 허둥지둥하지 않기 위해서 가방을 멘 채, 북경대로 뚜벅이를 했습니다. 이상하리만큼 공용자전거가 없더군요. 학교에 가면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학교까지는 무작정 걸어갔습니다. 30분 남짓 걸렸습니다. 이 정도면 아침에 넉넉히 준비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학교 앞에 있는 공용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향하니 7분 정도 걸리는 거리. 하하;;

  숙소에 들어와 짐을 풀고, 씻고, 피곤한 마음에 어여 침대에 누웠습니다만... 이상하리만치 잠에 들 수 없었습니다. 결국 거의 밤을 지새다시피 한 채, 아침 7시에 다시 일어나 북대로 향했습니다. 어쨌든 저로서는 근 10년만에 보는 "입학시험"이었으니까요. 그 느낌은 설렘과 불안감이 뒤섞인 오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게다가 외국어로 보는 시험이라니, 제 삶에 단 한 번도 예상해보지도,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일이었지요. 그래도 씩씩하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북경대 대외한어학원 건물의 문을 열어제꼈습니다. 시험장에 들어선 순간, 생각보다 많은 수험생에 1차 놀람, 홍콩, 대만, 타이완 학생들과 같이 시험 본다는 사실에 2차 놀람을 겪고, 필기시험 지문을 보고 그나마 잡고 있던 정신줄마저 놓을 지경이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필기시험은 대략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1) 논술에 주어진 지문의 요약을 포함할 것
  2) 지문을 읽고 남녀평등에 관해서 논술할 것
  3) 적절한 예를 들어 논술할 것

  음.. 딱히 한국과 다를 바 없는 전형적인 논술 시험의 형태였습니다만, 오히려 주어진 지문이 한국어였다고 생각한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문제였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문이 모두 중국어인데다가, 중국어로 논술을 해야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난관은 예상치도 못하게 1,500자라는 글자 수 였습니다. 하핫... 1,500자 쓰기 되게 힘들더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1,100 ~ 1,200자 사이로 쓴 것 같습니다. 글자 수 채우는 것에 대한 문제 외에도, 아직까지는 제가 쓰고 싶은 한자를 "손"으로는 전부 다 써낼 수 없다는 것이 또 큰 문제였습니다. 아무래도 핸드폰, 혹은 컴퓨터로만 한자를 쓰다보니, "손"으로는 제가 알고 있는 것의 50%도 써낼 수 없는 느낌이었습니다.(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으나, 아직도 많이 부족한 부분입니다.) 시간은 2시간, 주변에 앉은 대만, 홍콩, 타이완 친구들이 종이를 더 달라며 무서운 속도로 글을 써가고 있는 모습에 더 절망스러운 필기시험이었습니다.

 


  필기시험이 끝나고, 면접까지 3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어리벙벙한 시점에, 같이 시험을 봤던 어느 한국인 친구가 다행스럽게도 말을 걸어줘, 비교적 편안하고, 어색하지 않은 3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을 전하고 싶네요

 

  면접은 대기실 -> 준비실 -> 면접실의 순서로 이동하는 면접이었습니다. 대기실에서 호명이 되면 준비실로 이동하여 주어진 지문을 5~10분간 읽은 후, 면접에 임하는 형태였지요. 저는 순서가 거의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생각했던 시간보다는 일찍 끝나서 다행스러웠습니다. 면접 지문은 동서방의 사상과, 문화 발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필기시험의 멘붕으로 인해,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던 지라, 부담감 없이 실실 웃으며(?) 지문을 읽었습니다. 지문에는 "이 단어 뜻 물어볼거야!"라는 듯이 몇몇 어려운 단어, 성어들이 굵은 글씨체, 밑줄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1 ~ 2개를 제외하고는 전혀 감도 잡히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은 신났고, 재미있었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교수님 여섯 분 정도와 저 혼자의 6:1 면접이었는데, 강단에 서 있는 저를 향해, 교실 맨 앞줄에 쪼르르 앉아계신 교수님들이 질문을 하시고, 제 답변을 경청하시는 그 광경은 아마, 잊기 힘든 광경이 될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질문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들어가자마자,
 1)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세 단어를 말해볼 것

 2) 지문 읽기! 이 부분은 발음을 확인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긴장을 풀게 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지문 중후반부터 긴장이 풀려서 다음 질문들에 대해서 답하는 데에 조금 더 편하게 답변할 수 있었습니다.

 3) 지문과 관련된 많은 질문들... 앞서 지문의 굵은 글씨체에 대해서 하나 하나 다 물어보셨습니다.

 4) 중국 문화, 역사, 문학에 관련된 질문을 돌아가면서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의 역대 왕조 순서라든지...

  ※면접이 끝난 후, 다시 아까 그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면접 시 물어본 질문들이 상당히 다르더군요. 그 친구는 중문과 출신이고, 저는 비중문과 출신이었습니다. 중문과 학생들에게는 조금 더 까다롭게 물어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끝이 나니, 홀가분함과 동시에, 피로가 어마어마하게 몰려왔습니다. 상해로 다시 돌아가야 했기에, 다시 바지런히 북경남역으로 돌아가서, 기차를 타고, 자정이 되어서야 상해에 도착을 했습니다. 상해 기차역에 있는 수많은 인파를 뒤로하고, 도로로 뚜벅뚜벅 걸어나와 승객을 잡으려는 여러 호객행위를 물리치고, 한적한 곳에 가서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한 시였습니다. 고맙게도 Anna와 Andy가 맥주와 함께 기다려주어, 함께 맥주를 마시며, 저의 북경대 입학시험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했습니다. 다시 한 번 숙소 예약과, 첫 날 도시락까지 준비해준 Anna에게 감사를 전하며, 포스팅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3월 17일 석사 입학 시험을 마쳤고, 3월 28일 합격 결과를 받았습니다. 아직 장학금 합,불 여부가 나오지 않아, 대기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