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근무를 끝내고 상하이로 옮겨 1년간 갭이어를 가졌었다. 2016-2017년 상하이에서 지냈던 시간 그 다양한 얼굴에 푹 빠졌고 지금은 기회가 된다며 다시 돌아가고 싶은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북경과 다르게 화려한 근대의 건축물이 도심 곳곳에서 남아있는데, 프랑스 조계지, 와이탄, 일본 조계지 등 어떤 영향을 받았느냐에 따라 지금 남아있는 모습도 조금 다르다.
그런 상하이의 1947년을 볼 수 있는 짧은 흑백 다큐멘터리 영상이 있어 소개해본다.
8분 동안, 흑백 영상을 통해서 펼쳐지는 상하이의 모습. 제법 선명하게 전달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 덕분에 1947년 영상 치고는 생생하게 당시를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자막이 없다는 것. 영어든 중국어든 어느 하나라도 자막이 있었다면 좀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흑백 화면 속 와이탄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다. 다만, 어떻게 저 높이에서 촬영할 수 있었을까가 궁금했다. 당시에는 높은 빌딩이 있었을 것 같지 않고, 저 방향에 언덕이나 산이 있었나 라는 생각을 해봤다.
아래는 반대편 푸동쪽에서 와이탄을 바라보며 촬영한 모습 같다. 강 위에는 작은 쪽배들이 붐비는 도로의 차량들처럼 서로의 배를 부딪혀가며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금 푸동에는 상하이에서 높다고 할 수 있는 모든 빌딩들이 모여있다. 와이탄이 흑백 영상 속의 모습과 크게 바뀐 것이 없다면 푸동은 70년대와도 상당히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80년대쯤 동방명주를 건축하며 현재 루쟈주이에 위치한 수많은 빌딩들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8분짜리 영상 속 상하이의 모습은 흑백을 넘어 그 생생감과 활동적인 느낌이 화면을 뚫고 나오는 듯 했다랄까. 흑백 화면이면 그 생동감을 줄이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는 당시의 상하이 이곳저곳을 보여주는데, 지금은 사라진 상하이의 전차와 투박한 짐차들
그리고 상하이로 몰리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모습과 상하이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서민들과 농민들의 모습도 비춘다.
자전거와 인력거가 달리던 그 길은 이제 쇼핑거리로 변해 세계 각 국과 중국 전 지역에서 상하이를 찾아오는 관광객들과 상하이의 도심, 쇼핑을 즐기려는 상하이 사람들도 주중, 주말은 수많은 사람들로 거리가 가득 차고는 한다.
흑백 영상 속 아나운서분은 영상 시작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적 수도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최근 중국에서 상하이는 경제적 수도에서 금융수도로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루쟈주이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금융회사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고 있고, 심천에 경제 수도를 넘겨주고 금융에 좀 더 많은 비중을 가지려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상하이에서 1년간 거주하기 전에 2년을 머물렀던 홍콩은 도시가 작고 이동에 큰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상하이는 그에 비해 도시 크기도 참 크고, 번화가도 여러 곳에 거리를 멀찍이(홍콩에 비하여) 두고 있기에 -
홍콩에서 막 상하이로 옮겨갔을 때는 하루에 몇 곳을 둘러보기만 해도 홍콩보다 긴 이동시간에 금방 지쳐버리고는 했다. 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홍콩에서는 출근에 3분(도보), 운동하러 크로스핏 박스 가는데 도보 + 지하철 20분 (침사추이에서 홍콩섬 센트럴) 이 주요 이동 경로였는데, 상하이는 어디만 가려고 해도 기본 20분 이상(집-학교, 도보 20분, 자전거 8분 편도)이고 왕복 1시간 반이 금방 되었다.
상하이를 탐방할 때도 하루에 여러 곳을 둘러보려면 동선 짜기와 교통편 알아보기가 중요했고, 나중에는 자전거나 스쿠터로 하루 한 지역을 잘 살펴보는 식으로 상하이를 알아갔던 것 같다.
특히, 여러 제국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각각의 조계지들은 자전거로 둘러볼 때 그 분위기를 즐기기 좋았다. 조계지 지역도 지하철에 내려서 도보로만 돌아보기에는 그 지역의 크기가 작지 않기 때문에 - 상하이 지하철역 근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용자전거를 이용해 둘러보면 좋다.
그런 조계지들의 모습이 떠오르던 1947년 흑백 영상 속 상하이 카페와 재즈바의 풍경. 근대식으로 차려입은 상하이의 선남선녀들의 모습이 영화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1947년 상하이의 밤하늘을 밝혔을 흐릿한 조명과 째즈 음악이 상상된다.
아래는 또 다른 흑백 영상으로 1947년에 개봉한 영화 타이타이완쑤이太太万岁(부인만세)이다. 근현대 중국 소설 작가 짱아이링의 작품을 각색했는데 - 당시 상하이 사람들 빠르게 개화를 받아들이거나 서양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인 중국 가정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복장과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아래 두 번째 링크는 영화를 짧은 시간에 볼 수 있도록 줄거리 설명과 함께 줄여둔 영상이다.(역시 중국 플랫폼 bilibili)
영화 속에 등장하는 중국 근현대 건물은 상하이의 조계지를 방문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래는 상하이에 살면서 어느 겨울날 방문했던 프랑스 조계지 근처 같다. 뒤로는 요즘 건축한 아파트가 보이고 커다란 나무 사이로 보이는 주택에서 그 옛날의 정취를 발견할 수 있다.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상하이를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전거를 타고 조계지를 다시 한번 둘러보고 싶다.
출처:
【纪录短片】 1947年的中国上海 美国老纪录片_哔哩哔哩 (゜-゜)つロ 干杯~-bilib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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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947년 영화 작품으로 보는 상하이 https://www.bilibili.com/video/BV1jJ411L7EK/?spm_id_from=333.788.videocard.2
1947年华语电影,当时上海的中产阶级这样生活,张爱玲编剧_哔哩哔哩 (゜-゜)つロ 干杯~-bilib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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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루쟈주이, 와이탄 사진 출처 https://m.zcool.com.cn/work/ZMTU0NjcxNDg=.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