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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잡담

야구 칼럼니스트 키무라 코우이치, 그리고 야구에 대해서

  안녕하세요, JJ입니다. 오늘은 프로야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야구를 참 좋아합니다. 대학 때 잠깐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했고,(물론 엄청 열심히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KBO는 물론이고, NPB, MLB도 종종 챙겨보는 편이지요. 야구의 매력이란 무엇일까요. 팬들마다, 또는 관계자에 따라 보는 관점이 조금 다르겠지만, 저는 야구서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작게는 각각의 선수들의 성장 스토리, 크게는 구단, 그리고 야구 그 자체. 각각 가지고 있는 역사와 이야기가 있기에, 저는 야구를 좋아합니다.

 

 

출처 네이버

 

 

 

  하지만, 어느 세계나 그렇듯이 누구나 다 야구 선수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가 보는 야구의 세계 이면은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죠. 우리나라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면, 매년 드래프트에서는 900여 명의 선수들 중, 100명의 선수들만이 프로에 입단하게 됩니다. 입단하고 나서 역시도, '주전'의 자리는 아주 엄격하게 보자면 고작 9자리, 불펜 및 주전의 제 1 대체 선수라고 해도 총 30명이 넘지 않는 선수들만이 1군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전이라고 해도, 언제 누가 '나의 자리'를 뺏어갈 지 모르는, 그야말로 무한 경쟁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곳이 프로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또 보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재미를 줘, 역경과 고난을 뚫고 올라온 선수들에게 환호하느 일 또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육성선수라고 불리는 비주전 선수들이 역경과 고난을 뚫고 1군 주전의 자리에서 활약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죠.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예로는 장종훈 선수라든가, 최근 몇 년간, 큰 활약을 펼쳤던, 그리고 우리나라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던 서건창 선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이렇게 육성선수의 입장에서 최고의 위치,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1군에 자리 잡는 일은 그렇게 흔한 일만은 아닙니다.

 

  오늘, 제가 꼭 챙겨보는 야구 칼럼 중의 하나인 키무라 코우이치의 [야큐 리포트]에서 인상 깊은 구절이 있어 이와 같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 선수는, 실은 절대로 적지 않다. 오히려 아마 시절에 활약한 뒤 프로에 들어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선수의 반 정도는 잠재능력이 있으면서도, 앞에서 말한 것처럼 ‘타인의 의견’에 휘둘려, 자기만의 방식을 잃어버려, 빛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희생자다.
 
다만 이렇게도 생각한다. 그런 선수일수록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타인의 의견에 현혹된다. 자기 생각을 고집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프로의 세계는 만만하지 않다. 자기 책임의 세계이기도 하다. 그러나 본인도 그것은 깨닫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고민하고 어려움에 빠진다. 그리고 시간만 야속하게도 지나간다." -2017년 5월 15일자 키무라 코우이치 [야큐 리포트] '슬러거'는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 전문 보러가기 http://sports.news.naver.com/wbaseball/news/read.nhn?oid=264&aid=0000000538

 

 

   키무라 코우이치의 칼럼은 담담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내용으로, 제가 참 좋아하는 칼럼 중의 하나입니다. 이번 칼럼의 경우도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데요. 비단 프로야구의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생 역시도 어쩌면 야구와 비슷한 일이기 때문이죠. Andy의 비유를 빌리자면, 우리의 인생에서 몇 타석의 기회가 존재할 지는 모르나, 우리 앞에 있는 투수는 언제나 랜디 존슨이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있으면, 방망이 한 번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우리의 기회는 끝나버릴 것이라고.

 

  실로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우리에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기회는 주어지게 마련이죠. 그렇기 때문에 그 기회를 위해서 우리는 부단히도 노력해야 하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지 않기 위해서는, 키무라 코우이치가 위의 글에서 언급했듯이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의 세계는 '자기 책임의 세계'이니까요. 남들이 하는 말을 경청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먼저 '자기 생각'이 있고 나서야, 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에게 휘둘리기만 해서는 결코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키무라 코우이치의 칼럼에서는 현 닛폰햄의 외야수인 오타 다이시의 예를 들어서 '자기 세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이미 프로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오타 다이시는, 요미우리에서 기대 받던 유망주였으나, 아직까지 크게 주목받을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적응의 문제이기도 하고, 오타 다이시의 심적인 문제가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키무라 코우이치가 주목한 점은, 수많은 코치, 야구계의 선배들의 이런 저런 조언들로 인해서, 오타 다이시가 자신만의 타격 이론을 형성하지 못했고, 이것이 매년 실패로 돌아와, 다시 타격 자세를 바꾸는 악순환이 계속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드래프트 1순위의 선수, 그리고 촉망받는 유망주, 그러나 현실은 계속된 실패. 거기서 들려오는 대선배들의 조언... 아마 오타 다이시도 부단히 노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타석에 서는 사람은 대선배도, 코치도 아닌 본인 자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야구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재미있는 것이겠지요. 매 타석 출루하는 타자도 없고, 모든 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는 투수도 없습니다. 공이 떠나는, 그리고 공을 때려내는 그 찰나의 순간, 순간이 모두 중요하고, 그렇기에 어렵고 재밌습니다. 그 짧은 순간을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하지요. 결국 살아간다는 것 역시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봅니다.

 

 

- 여담1 이번 2017년 KBO는 정말 최근 몇 년과는 정말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생소하면서도 재밌는 시즌인 것 같습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삼성의 몰락과, KIA, LG, NC의 선전. 이번 시즌도 정말 알 수 없는 시즌이네요.  저는 어려서부터 현대를 응원했고, 현대가 해체되면서 자연스럽게 넥센을 응원하고 있는데, 조금 더 힘내줬으면 좋겠네요 ^^;; 월요일은 야구가 없어서 심심한 날입니다ㅠㅠ

 

- 여담2 오늘은 제 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있었습니다. 마산용마고는 지난 올해까지 세 번의 결승에 올라왔으나, 아쉽게 모두 준우승에 그쳤는데요. 반면에 덕수고는 지난 대회에 이어 올해 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황금사자기 결승이 조만간 있는 줄은 알았으나, 오늘인줄은 미처 몰랐던 저는 9회부터 경기를 봤는데, 이미 점수가 7:3으로 기운 상태라 무난히 덕수고가 이기리라 생각했습니다. 덕수고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이게 웬걸, 유격수가 두 차례 실책을 범하면서, 경기가 참 묘하게 흘러갔습니다. 덕수고의 투수인 양창섭 선수는 작년도 MVP이자, 올해 4전 전승, 결승마저 이긴다면 5전 전승을 거둘 수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실책을 범한 덕수고 유격수 선수는 결국 교체되며, 덕아웃에서 자책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 보기에 마음 아팠습니다. 고교야구는 프로에 비하면 아직 미완의 야구입니다. 다만 그들에게 이 한 경기 한 경기의 의미는 얼마나 클 지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겠죠. 그들에게 이 한 경기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크고 무거운 의미로 다가가겠지요. 그들의 긴장이, 그들의 비장함이 화면을 넘어 전달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관건은 실책으로 2명의 주자가 나간 이후, 2년 연속 MVP를 노린다는 양창섭 선수의 투구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였습니다. 결승, 9회, 두 번의 실책, 저로서는 정말 견디기 힘들 중압감이며, 얼마나 긴장될지 헤아릴 수조차 없었습니다.

 

  실책으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낸 덕수고는, 양창섭 선수가 이후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빼았으며, 경기를 끝마쳤습니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덕수고는 이 감동을, 2년 연속 덕수고에게 우승을 내준 마산용마고의 아쉬움은 아마 평생이 지나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겠지요. 실책을 저지른 유격수 선수가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두 고등학교, 아니 고교야구의 모든 선수들이 감동에, 혹은 아쉬움에 머무르지 말고, 앞으로도 그들의 이야기를, 역사를 써나가길 바랍니다.